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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숙이 현일의 팔을 잡아 구석자리로 이끌었다. 그와 진숙은 탁자 덧글 0 | 조회 200 | 2021-04-11 20:08:51
서동연  
진숙이 현일의 팔을 잡아 구석자리로 이끌었다. 그와 진숙은 탁자를 사이로 마주 앉았다. 그녀에게서는 짙은 향수냄새가 풍겨나왔다. 그는 다소 역겨움을 느끼며 진숙을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화장도 평소보다 짙었다. 별로 보기에 좋지 않았다. 저절로 눈쌀이 찌푸려졌다.복도로 나와 살펴보니, 비상계단의 반대쪽에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살며시 내려다보니, 다행히 지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발소리가 나지 않게 신경쓰며, 긴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희미안 전등불 아래 신경을 곤두세우고 내려가자니, 온 몸에 소름이 잔뜩 돋았다. 완전히 바닥에 내려서니, 그 곳은 유치장처럼 쇠창살로 몇 개의 방이 만들어져 있었다. 또 다시 여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조금 전보다 더 가깝게 들렸다. 조급한 마음에 재빠르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밝은 빛이 모퉁이쪽에서 새어 나왔다. 모퉁이에는 두꺼운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 철문이 다소 벌어져 그 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이름적어서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했다.][그냥 영원한 우정과 사랑을 위해서라고 해 두죠.]현일은 오바야시를 만나러 가는 이 즐거운 순간에 갑자기 지난 생각에 빠져 든 자신이 어이없어 후, 하고 짧게 실소(失笑)를 지었다. 그릴로 가기 위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엘리베이터 승강구 쪽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것을 보며, 그 엘리베이터를 타야겠다는 생각에 현일은 뛰기 시작했다.[맞습니다. 제가 알아 본 바에 의하면 단체의 명의로 사서함을 개설할 수 있고 개인의 이름으로도 개설할 수가 있답니다. 비용은 1년에 몇 천원에서 몇 만원까지 다양하고요. 동네의 조그만 우체국에는 없지만 큰 우체국에는 대개 다 갖추어 놓고 있답니다.][고대로부터 저항운동은 있어 왔어. 세상은 강자와 약자로 대변될 수 있고, 약자가 강자에게 맞설 수 있는 것은 저항이라는 수단을 통해서야. 그런 저항이라는 것이 집단성을 띠면서 운동의 형태로 자리잡아 왔어. 어
[꼭 죽이고 싶은 놈이 하나 있었지. 독사라고 불리우는 놈이었어. 돈도 안 내고 술을 처먹고 툭하면 아가씨들을 때리고 돈을 빼앗고 심지어 손님들에게까지 행패를 일삼는 인간말종이었지. 수시로 놈을 죽일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군. 그런데 그 기회라는 것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치게 되더라고.어머니가 현일을 데리고 간 곳은 경기도 인근의 한적한 시골이었다. 시외버스에서 내려 먼지가 풀풀나는 비포장길을 삼십여 분이나걸어서 산모퉁이를 도니,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십여 채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저도 교회다니는 선배언니따라 중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교회에 나갔어요. 청년회 활동도 하고. 하지만 저같은 경우는 그냥 습관적인 것이었어요. 목사님 설교를 들을 때는 꼭 해야지 하는 다짐들을 다음 일요일이면 같은 시각에 같은 자리에 앉아 또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다가 고2·고3이 되면서 대학입시때문에 점차 교회가는 횟수가 줄더니, 결국 요즈음에는 아주 잊고 지내지 뭐에요. 가끔 곤경에 처하거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나 하나님을 찾게 되거든요.]창기는 바람빠지는 소리로 싱긋 웃기까지 했다.사람을 때리고 사람을 죽이고, 때로는 짐승만도 못한 행위가 미개화된 정글에서가 아니라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의 아스팔트 위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힘을 길러야 한다고 외치던 선각자가 미처 힘을 기르기도 전에 강자에게 떠밀려 죽어가야 했을 때, 그는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며 죽어 갔을까?[어머니는 아프셔. 그리고 곧 돌아가실 것 같아.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보고싶은 거겠지. 비록 자기 자식이 악마의 피를 받아 태어났다고 해도, 천사인 어머니는 그 악마의 를 자기 가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는 법이니까.]그날 이후, 그는 세상이라는 것은 어린 가슴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차 있으며, 생애 처음으로 선생님이라는 고결한 우상이 그의 발밑으로 처참하게 부서지는 모습을 보았다. 희끗희끗하던 그 선생님의 하얀 백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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